• 기록: 나의 2018년

    2022. 3. 2.

    by. 로-디

    우연히 19살의 내가 기록해 놓은 구절들을 메모장에서 발견했다. 불확실함 속에서 방황하던 그 날들을 책이 고이 품고 있었다.

     

    어른이 된 이후의 삶은 두 가지 커다란 사랑 이야기로 규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첫번째 이야기, 즉 성적인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고, 지도도 잘 그려져 있으며, 거기서 나오는 기발한 행동은 음악과 문학의 주재료를 이룬다. 이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기념된다. 두 번째 이야기, 즉 세상이 주는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보다 더 은밀하고 부끄러운 이야기다. 입에 올린다 해도 비난하거나 조롱할 때만 그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랑은 질투심이 많거나 결함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사로 여긴다. 아니면 높은 지위의 추구는 경제적 의미로만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 두 번째 사랑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만큼이나 강렬하며, 또 첫 번째 이야기만큼이나 복잡하고, 중요하고, 보편적이다. 그리고 이 사랑을 이루지 못할 때도 첫 번째 사랑을 이루지 못할 때만큼이나 고통스럽다. 여기에도 가슴 아픈 상처가 있으니, 그것은 세상이 이름 없는 사람으로 치부해버린 수많은 사람들의 체념에 젖은 멍한 표정이 증언하고 있다. 

    알랭드 보통 - 불안 中

     

    우리는 어렵게 깨닫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수수께끼이며 그래서 내가 누구인지 타인에게 설명하거나, 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사랑받는 일에 대단히 서툴다.

    알랭드 보통 - 영혼의 미술관 中

     

    SNS에서 행복한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편견과, SNS 속 모습은 모두 거짓말일거라는 편견. 편견 속의 편견

    정민영 - 편견 속의 편견 (전시 作)

     

    영원히 큰 행복감을 느끼고 싶으면, 행복감을 자극하는 점점 강렬한 새로운 경험을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 그러면 결국에는 늘 새로운 자극을 찾는 마약중독자처럼 이른바 쾌락중독자가 된다. 이런 쾌락의 자리에는 스트레스만이 남는다. 더 강렬한 새로운 쾌락을 줄 경험들을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 모든 중독이 그렇듯 이런 갈망의 끝은 우울감이다. 중독자처럼 행복을 사냥하는 사람은 정반대 감정을 얻게 된다. 

    하노 벡, 알로이스 프린츠 -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 中

     

    진정한 부란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노인이 되어 일생을 되돌아본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이 가장 후회스러울 것 같습니까? 좀 더 비싼 집을 사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까요? 아니면 아이들이 어릴 때 그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까요? 승진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에 매달리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까요? 아니면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을 필요로 할 때 그들과 좀 더 많이 함께 있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울까요?

    버크 헤지스 - 카피캣 마케팅 101 中

     

    분홍색을 '언니색', 파란색을 '오빠색'이라고 칭하며 멋지다는 칭찬을 극도로 혐오하던 한 아이에게, 나는 달래듯이 예쁘다고 말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이가 부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사과를 받아주길 바라며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나보다 용기 있는 행동으로 악순환을 끊어주기를. 

    김채영 - 선생님! (전시 作)

     

    "두 명이나 있다, 이것은 나 혼자 오해해서 만들어낸 상처가 아니라 진짜 있는 상처다, 이런 확신이 생긴 거죠.” 그녀는 ‘두 명’을 힘주어 말했다. 두 명이 있다는 것은 내 말을 들어줄 다른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듣고 고개 끄덕여줄 한 사람, 위로를 건네고 힘을 불어넣어줄 한 사람. 무수한 사람들 속에 있을 때 한 사람은 빛나지 않는다. 반면 결정적인 순간, 다른 사람들이 다 등을 돌렸을 때 발견되는 ‘한 사람’은 정말 귀하다. 그 사람의 힘 덕분에 비로소 삶의 다음 국면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한겨례 - 스쿨 미투 1년…“대화 멈추지 않는 한, 변화는 반드시 찾아올 거예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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