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센치한 일기장
오늘의 일기: 작문
로-디
2022. 2. 22. 14:30
나는 글을 깔끔하게 쓰는 편은 아니다.
문체가 대체로 만연-우유 그 사이 쯤인데, 대체로 의식의 흐름이 글을 지배해서 그렇다.
조금 간결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딱히 다듬어 보려 한 적은 없다. 한국어 쓸 일이 많이 없기도 하고.
내 글 내가 읽기 편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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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쯤인가.
강남 한복판 독립서점에서 김종완 작가님의 '커피를 맛있게 먹어 잠이 오지 않으면'라는 책을 읽은 적 있는데.
오호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투명한 그 상태 그대로 작가님께 흡수되어 버린 기분.
작가님의 글은 간결하고 선명했지만, 또 우아했다.
다칠까 두려운 그 섬세한 감정들이 작가님의 글을 타고 오롯히 나에게 전해졌다.
난생처음 작가님께 디엠도 보내보고, 책도 구매해 소장했다.
나의 글에도 언젠가 그런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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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2시 06분, 사실 내일까지 제출인 에세이가 있어 작성하던 중이다.
영어로 에세이를 작성할 때면, 한국어로 글을 쓸 때와 달리
간결은 무슨. 내 의식의 흐름조차 온전히 표현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많다.
읽다가도 '아, 이것보다 더 깊은 감정인데.' 한숨 쉬며 화면 바라보기를 몇 시간이다. 딱히 바라본다고 할 수 있는건 없다.
언어는 정서고, 글은 지식이다. 지식은 쌓이면 쌓이는대로 펼치면 되는데, 정서를 투영한다는건 그만큼 자유로울 수 없다.
영어 공부를 처음부터 해야하나. 나도 글쓰기 배울 때가 된건가.
요술 방망이를 쥐어줬는데 열심히 안타만 치고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