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미술] The Shed: Particular Matter전 후기

    2022. 4. 3.

    by. 로-디

    자유란 무엇일까. 토마스 사라세노는 자유가 공존 추구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네트워크에 대한 존중이라 말한다이런 관계 중심적 예술관은 자연과 우주, 인간이 하나라는 동양의 천지 사상과 속의 우주를 믿는 불교의 사상과도 유사한 부분이 많은데, 철학적 개념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토마스 사라세노의 시각적 소통은 여러 감각들을 아우른다. 가장 대표적인 거미줄 작품 외에도 3D 프린팅과 레이저를 통해 빛과 소리를 표현해내고, 제한적 공간 속 우주 먼지의 움직임을 포착해낸다. 여러 차원에서의 다양한 자극들이 토마스 사라세노의 작품을 통해 통일되고 동일한 힘과 이미지를 전달해낸다.

     

    거미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문득 경계의 시각적 구분이 얼마나 무의미한가 떠올렸다. 여러 거미들이 함께 작업한 이 거대한 세계는 수도 없이 많은 이차원적 거미줄이 교차되고 겹쳐지고 덧대어져 만들어졌다. 그리고 아주 역설적이게도, 정교한 세계 속 거미들은 아주 평화롭게 독자적으로 공존한다. 토마스 사라세노가 이야기한 자유란 이런걸까.

     

    사람들은 규칙과 질서 세상의 경계 만들어냈다. 경계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유지할 있는 이유가 되기도 지만 동시에 혼돈의 가장 원인이 기도 한. 인간에 의해 분리된 영역의 구분은 언제나 약하고 위태롭. 하지만, 구조와 통제가 낳은 차별과 증오, 인간 사이의 틈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는 소유와 권력을 향한 욕망 그 추태한 경계(警戒)를 떠올리며 폭력이 되어버린 구분과 토마스 사라세노가 이야기하는 자유를 되돌아보았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자신의 생각, 인상, 감각을 시각화하는 독보적인 능력을 가진 작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너머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예술의 큰 힘임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새겨준 전시였다.

     

    함께 보면 좋을 작품 

    2017년도 트럼프 정권 당시 선보였던 설치미술 Through the Repellent F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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